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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용과학) 5. 미생물 유전자: 장내 세균과 정신 건강 미생물 유전자: 장내 세균과 정신 건강몇 년 전부터 특별한 이유 없이 복부 팽만감과 잔잔한 통증이 반복되는 일이 있었다. 심하게 아픈 것은 아니었지만 묘하게 신경이 쓰이는 불편함이었다.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 보기도 했지만 장기나 조직에 특별한 이상은 보이지 않는다는 결과가 돌아왔다. 검사 결과는 정상이라는 말이었지만 몸의 감각은 분명히 평소와 달랐다. 특히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생기면 장이 더 예민하게 반응했다. 중요한 일을 앞두거나 긴장되는 상황에 놓이면 배가 더부룩해졌고 식사를 하고 나면 소화가 잘되지 않는 느낌이 이어졌다. 그럴 때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평소라면 크게 신경 쓰지 않을 일에도 감정이 예민하게 반응했다. 몸의 불편함과 기분 변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경험을 반복하면서 점점 한 가지 질문..
응용과학) 4. 기후 변화 저항 작물 기후 변화 저항 작물최근 몇 년 사이 계절의 감각이 확실히 달라졌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여름은 예전보다 훨씬 길고 뜨거워졌고, 겨울은 예전만큼 매섭지 않다. 봄과 가을은 분명 존재하지만 체감하기도 전에 지나가 버리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 몇 년 전만 해도 여름 더위가 시작되면 “올해는 유난히 덥다”라는 말을 했지만, 이제는 그 말이 거의 매년 반복되는 일상이 되었다. 이렇게 기후가 빠르게 변하면 우리가 먹는 농작물은 앞으로 괜찮을까. 뉴스에서는 가뭄이나 폭염으로 인해 작황이 크게 줄었다는 이야기가 종종 나오고, 해외에서는 곡물 가격이 급등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농업은 인간이 자연 환경에 가장 직접적으로 의존하는 산업이다. 비가 너무 많이 와도 문제이고, 오지 않아도 문제다. 온도가 조금만 달라져도 ..
응용과학) 3. 동물 실험 대체를 향한 전환: 오가노이드 연구 동물 실험 대체를 향한 전환: 오가노이드 연구나는 평소 동물을 좋아하는 편이다. 심심할 때면 휴대폰으로 강아지나 고양이 영상을 찾아보며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작은 동물들이 장난을 치거나 사람에게 기대어 잠드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이유 없이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래서 화장품이나 생활용품을 살 때도 가능하면 동물실험을 거치지 않은 제품인지 한 번쯤 확인하려고 노력한다. 물론 우리가 사용하는 수많은 제품이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는지 완전히 알기는 어렵다. 하지만 제품 하나를 고르는 순간에도 ‘이 물건이 만들어지기까지 어떤 실험이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떠오르곤 한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과학의 발전은 종종 동물의 희생과 함께 이루어져 왔기 때문이다. 의학 연구, 약물 개발, 화장품 안전성 테스트 등 다양한 ..
응용과학) 2. 인간 냄새 인식: 페로몬 유전자의 비밀 인간 냄새 인식: 페로몬 유전자의 비밀평소에 크게 호감이 없던 사람이었는데 어느 날 스쳐 지나가다 맡은 냄새 때문에 인상이 달라졌던 기억이 있다. 특별히 대화를 많이 나눈 사이도 아니었고, 외모나 성격이 갑자기 달라진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가까이 지나가는 순간 맡았던 향이 이상하게 좋게 느껴졌다. 그 뒤로는 그 사람을 볼 때마다 이전보다 조금 더 호의적인 감정이 생겼다. 단순한 향수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그 사람에게 원래 있던 체취 때문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냄새가 사람에 대한 인상을 바꿀 수도 있다는 사실이 꽤 인상적으로 남았다. 그 경험 이후 나는 20대 내내 향수를 꽤 열심히 찾아다녔다. 매장에서 여러 향을 시향해 보기도 하고, 계절마다 어울리는 향을 따로 사 보기도 했다. 어떤 향은 처음 맡았..
응용과학) 1. 유전자 드라이브: 모기 말살 무기 유전자 드라이브: 모기 말살 무기누구나 여름 밤에 어느 틈으로 들어왔을지 모르는 귀 옆에서 맴도는 모기 소리에 잠을 깬 적이 있을 것이다. 모기란 그저 짜증스러운 여름 풍경 정도로 생각할 수 있지만 세계에서 매년 수십만 명이 모기가 옮기는 질병 때문에 목숨을 잃기도 한다. 말라리아, 뎅기열, 지카 바이러스 같은 질병은 사람 사이에서 직접 퍼지는 것이 아니라 모기를 매개로 확산된다. 인간에게는 작은 곤충 하나가 전 세계 공중보건을 좌우하는 존재인 셈이다. 만약 특정 모기만 자연에서 사라지게 만들 수 있다면 인류는 치명적인 전염병을 상당 부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이것은 실제 최근 생명과학 연구자들이 실현시키고자 하는 전자 드라이브(gene drive)라는 기술이다. 자연의 유전 법칙을 일부러 비틀어 특정..
종합) 1. 유전자 연구의 100년 로드맵 유전자 연구의 100년 로드맵— 한 세기의 과학이 생명을 이해하는 방식을 어떻게 바꾸었는가 가족 중 한 사람이 예상치 못한 건강 문제로 병원을 찾게 된 일이 있었다. 평소에는 병원이라는 공간을 크게 의식하지 않고 지나쳤는데, 그때는 상황이 달랐다.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병원 복도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벽에 붙어 있는 안내문이나 의료 설명서를 하나씩 읽게 되었다. 그중에는 일반 혈액 검사 설명도 있었고 영상 검사에 대한 안내도 있었는데, 유독 눈에 들어오는 단어가 하나 있었다. 바로 유전자 검사였다. 의료진은 특정 질병의 위험성을 확인하기 위해 유전자 분석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약물이 사람마다 다르게 작용하는 이유를 확인하는 데에도 유전 정보가 사용된다고 했다. 그 설..
음모론) 4. 외계 생명체도 DNA를 가졌을까? 외계 생명체도 DNA를 가졌을까?— 생명의 화학적 공통 언어를 둘러싼 다섯 가지 과학적 질문전기가 잠시 나가 집 주변이 완전히 어두워진 적이 있었다. 평소에는 가로등과 건물 불빛 때문에 잘 보이지 않던 별들이 그날은 유난히 또렷했다. 도시에서는 거의 느끼기 어려운 밤하늘이었고, 잠시 밖에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게 되었다. 별을 바라보면 늘 비슷한 생각이 떠오른다. 저 수많은 별들 주변에도 행성이 있고, 그중 일부에는 바다와 대기가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천문학자들이 발견한 외계 행성의 수는 이미 수천 개를 넘어섰고, 그중 몇몇은 지구와 비슷한 크기와 온도를 가지고 있다는 연구도 꾸준히 발표되고 있다. 그 순간 떠오른 질문은 단순했다. 만약 저 어딘가에 생명이 존재한다면 그 생명도 우리처럼 DNA를 가..
음모론) 3. 고대 외계 문명과 인간 유전자 조작 설 고대 외계 문명과 인간 유전자 조작설― 인류 기원을 둘러싼 가설과 과학적 해석 인류의 역사에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가 존재한다. 고대의 신화와 전설, 정교한 유적과 예술품을 바라보고 있으면 설명이 닿는 부분보다 설명이 멈추는 지점이 더 크게 느껴질 때가 있다. 나는 오래전부터 그 여백이 궁금했다. 단순히 “아직 모른다”는 말로 넘기기에는 그 빈틈이 자꾸 생각을 붙잡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고대 외계 문명과 유전자 조작 설’은 유독 오래 남아 있는 질문이다. 외계 문명이 인류의 DNA에 개입했을 가능성, 혹은 고대 인류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생명 지식을 가지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가설은 단순한 음모론 이상의 자극을 준다. 나는 이 이론을 믿고 싶어서가 아니라, 왜 이런 이야..